현대미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형제 아티스트 듀오가 있다. 바로 Clayton Brothers, 미국 출신의 로브 클레이튼(Rob Clayton, 1963~ )과 크리스천 클레이튼(Christian Clayton, 1967~ )이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협업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팝아트, 스트리트 아트, 만화, 포크아트적인 요소를 혼합한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강렬한 색채, 만화적이고 기묘한 인물 묘사, 그리고 소비문화와 사회적 소외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불편하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Clayton Brothers는 단순히 “협업”을 넘어서, 형제가 서로의 그림 위에 덧그리거나 수정하며 하나의 캔버스를 완성하는 독특한 창작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작품을 보면 누가 어디를 그렸는지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들의 협업은 마치 두 사람이 아닌, 하나의 예술적 정체성이 탄생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나와 Clayton Brothers의 인연
나는 20대 시절, **팝 서리얼리즘(Pop Surrealism)**과 **로우브라우 아트(Lowbrow Art)**의 강렬한 영향 속에서 아트센터(ArtCenter College of Design) 진학을 꿈꾸게 되었다. 당시 이 분야에서 가장 빛나는 아티스트 중 하나가 바로 Clayton Brothers였고, 마침 그들은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Clayton Brothers에게 직접 수업을 받으며 배우고 싶다”는 열망은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고, 결국 나는 아트센터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도에 마치게 되었고, 아쉽게도 그분들의 수업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비록 교실에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Clayton Brothers의 존재 자체가 내 진로와 예술적 선택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의 작품은 여전히 나에게 강렬한 영감을 준다.

그들의 예술이 가진 힘
Clayton Brothers는 지금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는 Ethan Cohen Kube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고, 그 이전에도 Madis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Hammer Museum 등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린다’는 차원을 넘어, 팝문화와 일상 속 이야기를 기묘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나는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나도 이런 세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고, 그것이 결국 내 학창 시절 진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마무리
지금 돌이켜 보면, Clayton Brothers와의 인연은 직접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나의 예술적 정체성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들의 작품은 여전히 내게 팝 서리얼리즘의 매혹을 일깨워주고, 창작자로서 내가 지향해야 할 태도를 상기시킨다.
Clayton Brothers는 내게 단순한 아티스트를 넘어, 예술적 꿈을 향해 나아가게 만든 촉매제였다.
